독서 모임을 그만 둠

by hun

어제 부로 약 2년 반 동안 지속해 온 ARK라는 독서모임에서 나왔다. 독서모임이라고는 하나 그 내용이 성경 본문에 관한 것인 이상 성경 공부라고 해도 크게 상관이 없을 것이다. 사실 첫 해에 그만두고 나오려고 했는데, 하나님께서 못 나가도록 막으셨다. 그 때 왜 나를 막으셨는지 여쭈었을 때, 지금 주위에 만연해 있는 온갖 성경 해석과 가르침의 홍수 속에서, 역사를 통해 엄연히 흘러온 하나님 나라의 바른 사상과 신앙을 주께서 부르신 몇몇 사람들에게 전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답을 받았다.

 

잠시 이야기를 그 쪽으로 돌리자면, 지금 그리스도교계에는 역사를 통해 늘 그것은 성경의 계시가 아니라고 신앙의 선조들과 앞선 교회들이 분명히 천명하였던 알미니안주의 — 곧, 구원은 하나님의 은혜와 인간의 믿음의 발휘라는, 하나님과 사람의 합작이라는 사상이 만연해 있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후 하나님의 말씀의 역사를 통해 조용히 하지만 힘있게 전진해 온 참 교회는 언제든지 알미니안 주의를 배격하였고 가장 근래에는 루터, 칼빈 등 개혁자들에 의해 다시 한 번 천명 되었다. 이 때 개혁자들은 구원에 필요한 믿음을 사람이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거부하고 Sola Gratia, Solo Christo (오직 은혜, 오직 그리스도) 라는 말로 대변한 바 구원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사람의 그 무엇을 요구하지 않은 채 오직 그리스도의 공로로 구원 받는다는 진리를 천명하였다. (마틴 루터는 그 유명한 글 ‘The Bondage of the Will’을 통해 사람이 스스로 하나님을 믿겠노라 하는 의지를 만들어 낼 수 없음을 밝혔다. 어거스틴, 칼빈은 말할 것도 없다.) 그래서 이런 역사적인 신앙, 늘 역사 속에서 면밀히 이어져 온 신앙이 개혁자들에 의해 잘 선포가 되었기 때문에 신학적으로는 이것을 개혁신학이라고 하며 이것은 분명히 알미니안주의와 반대된다.

 

이곳 보스톤 지역 역시 개혁 신앙을 가르치고 배우는 사람이 극히 적다. 이런 가운데 ARK에서는 주의 은혜로 개혁 신앙을 조금씩 배워 나가게 되었다. 거기에 중심적인 역할을 한 것은 김홍전 목사님의 설교집이었다.

 

그런데, 하나님 나라의 도리를 알아가면 알아 갈수록, 그 나라의 위대하고 신비로운 경륜을 배워 갈수록 점점 더 뚜렷이 드러나는 것은 하나님께 대한 사랑이요, 그 사랑은 예수님을 좇음으로 가장 잘 나타나는 것이고, 예수님을 좇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는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섬기는 것이며, 하나님의 전이라고도 표현한 교회 안에서는 하나님의 불 곧 성신님만을 의지하지 않고 인간의 그 무엇을 의지하여 하나님을 섬기겠다고 하는 것은 불가하며, 그 옛날 아론의 아늘 나답과 아비후가 다른 불로 제사를 드리다가 죽음을 당한 것 처럼 하나님께서는 결코 받지 않으시는 것이요 오직 성신님만을 의지하고 그리스도와 함께 자신은 죽고 없는 새 사람의 신령한 생활을 할 때에 만이 이 모든 것이 의미를 갖기 시작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성경 공부를 한다든지 독서를 한다든지 뭘 하든 목적을 분명히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스도의 신령한 몸의 지체라는 교회아로서의 자각 아래 자신은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없고 이제는 오직 그리스도를 위해 그의 몸의 완성을 향해 나아간다는 그것이 목적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자신이 성경의 내용이 알고 싶어서 공부를 했다든지, 자기가 고결한 상태에 이르러야겠다는 등 그런 마음으로 성경을 읽어 나간다면 그것은 자신의 정욕을 채우는 데에 성경을 사용한 것이요 썩어지지 않을 것을 썩어질 금수와 버러지와 사람의 형상으로 바꾸는 것이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셨다고 확신한 교회에 내가 있다. 거기에는 주께서 주의 말씀을 맡기신 사람들이 있으며 또한 내가 섬겨야 할 그리스도의 소자가 거기 있다. 교회의 머리 되신 그리스도께서는 오늘도 그 교회 위에서 왕권을 행사하신다. 나는 그 양무리와 함께 있을 때 그리스도의 음성을 듣는 것이고 그의 통치를 받는 것이며 그의 말씀의 공급을 받으며 그를 섬길 수 있는 것이다. 양무리를 떠나 나 혼자서라도 그리스도의 인도를 받겠다는 것은 없다 (요 10:16). 이처럼 그리스도를 따른다고 하는 것은 분명한 현실이며 또한 실증 되는 것이다. 그러한 실증 없이 아무리 교회를 얘기하고 예수님을 섬긴다고 얘기 해봐야 그것은 공허한 말에 불과하다. 하나님 나라는 말이 아니라 능력이라 하셨다 (고전 4:20). 김홍전 목사님의 강설이 그렇고 무엇보다 성경의 가르침이 그것인데, 나는 지금까지 배운 하나님 나라의 도리를 얼마나 누리고 있으며 실증해 나가고 있는가? 그리고, 나를 지체로서 주께서 보내신 그 교회가 있는데, 그 교회의 형제들과 함께 장성해 나가고 그들과 함께 나가겠다는 생각 없이 나는 나 대로 어디 가서 자꾸 성경을 논하고 신앙 지식을 쌓아가겠다고 하는 것은 앞서도 얘기했지만 거룩한 것을 거룩하게 대하지 않는 것이요, 나를 섬기는 것이요, 주의 다스리심을 무시하는 처사요, 이것은 엄밀히 말해서 그리스도께 대한 반역이 될 것이다.

 

이러한 나 자신에 대한 반성을 하면서, 주께서 ‘ARK가 지금까지와 같은 의미로 서 온 것은 때를 다하였다’고 말씀하신다 생각했다. 나의 생각을 그곳에 있던 분들에게 전하고 마무리를 하였다. 다른 분들은 어떤 결정을 내릴 지 난 모른다. 그렇더래도 나는 지금까지 받은 주의 말씀을 따라 주를 좇아야 하겠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올 때까지 그를 머물게 하고자 할지라도 네게 무슨 상관이냐? 너는 나를 따르라’ 하시더라.” (요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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