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앉아서

by hun

개강한 후 많이 바빠졌다. 따로 수업을 듣는 것은 아니나 그렇다고 공부할 것이 없는 것은 아니니 수강 여부는 생활에 그다지 영향을 주지 않는다. (여유로울수록 더 게을러지는 것을 누구나 경험하지 않는가?) 서둘러 익혀야 할 분야들이 있다. 그런 것들이 남아 있는한 학생이 여유를 부릴 수는 없다.

특히 이번 가을에는 Noncommutative Geometry(“못 바꿔침 꼴” 식으로 순 우리말로 얘기해도 당장 이해는 안 된다)의 기본 아이디어를 이해하여 주 전공을 결정해야 할 것이다. Commutative냐 Noncommutative냐, 그것을 정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려는 다음 한 걸음을 알아야 한다는 것인데, 항상 그것을 방해하는 것은 나의 옛 사람이다. 과연 나의 옛 사람이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다는 현실이 내게 나타나고 있는지; 나의 심정에 부모 형제 처 자식, 심지어 나의 생명 보다도 예수님을 더 사랑하는 것이 있는지; 날마다 자기를 부인하고 십자가를 지는 정신이 있는지; 나의 행복이라든지 유익이라는 것을 조금도 돌아보지 않고 주를 좇아 매진 하겠다는 확고한 정신이 서 있는지; 언제나 이것이 문제다. 주께서 인도하시는 길 가운데 있는 여러 가지 방해 거리가 문제이긴 커녕 그 시작, 그 근본, 과연 내가 주의 인도를 받을 수 있는 위치에 있는지가 가장 큰 문제요 실상은 기독교인이 갖고 있는 고민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지 않는가.

거기서 끝이 아니다. 과연 나는 무엇 때문에 주의 인도를 받고자 하는가. 그것이 나 개인의 윤리 또는 인격 완성과 관련되어 나타나는 것이라면 여전히 구하여도 무엇을 받을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

주의 인도를 받아야만 하겠다는 강한 의지는, 첫째도 하나님의 나라, 둘째도 그리스도의 몸, 셋째도 교회의 역사적 전진과 관련된 것이어야 한다. 이러한 것들은 나의 이성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도, 실행할 수도 없다는 것을 분명히 느낌과; 따라서 성령님의 가르치심과 인도하심과 힘 주심이 아니고서는 도무지 어찌할 도리가 없다는 진심과 동시에 거기로 가지 않을 수 없는 확고한 의무감; 그 때문에 성신님의 인도를 기다리는 간절한 마음; 그분의 인도하심을 기다리다가 별 다른 수가 없으면 대충 봐서 나아가겠다는 두 마음 없이 확실히 그분의 인도하시는 힘찬 손을 기다리겠다는 진정성; 이러한 것들이 언제나 문제가 되는 것이다.

주님의 은혜와 자비만이 일을 성취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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