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정보 기록/공유 문화에 대한 단상

by hun

한국어 위키백과가 영어, 일어, 독어 등에 비해 많이 부실하다는 것을 지적한 기사를 보았습니다. 그 기사에서 언급한 원인, “전문직 종사자들이 지식의 기부 활동에 소극적이고, 사회 전반의 전문화 수준이 낮으며, 협업 문화가 성숙되지 않았다”는 것 외에도 저는 ‘기록 문화의 미성숙‘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지식과 정보에 대해 차분히 그리고 논리 정연하게 기록하는 습관 또는 문화가 우리에겐 부족합니다.

도서관 및 서지학이라던지 백과사전 같은 것이 서양에서 잘 발달 된 것은 그들의 기록 문화의 우수성을 반영하는 것이고, 또한 이러한 기록 문화가 서양의 문물 및 과학 기술이 번창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주었음을 이해하기란 어렵지 않습니다.

지금도 그 문화적 배경 때문인지 몰라도 영어 위키백과를 보면 정말 빠삭한 정보들이 차곡차곡 정리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도 요새는 네이버 지식인 같은 것들이 유행하고 있지만, 거기서 조금만 검색해 보면 발견하는 것은 많은 수의 답변들이 짤막하고 무슨 말을 하려는지 명확하지가 않을 뿐더러, 설령 좀 내용이 있어보인다 하면 어디서 배껴 온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제가 종종 들리는 게시판들을 보아도, 어떤 질문이 올라오면 거기에 대한 답변들에서 다음과 같은 부족들을 종종 발견합니다:

  • 현재 시점에서 사실이 아닌 답변.
  • 파폭, 페럴, 포샵 등 표준어가 아닌 약칭들이 정보의 효과적 전달을 방해함.
  • “게시판 검색하시면 옛날 글에 있어요…”과 같은 답변들. (그것을 몰라서 질문을 할까요.)
  • 윈도우즈가 아닌 다른 운영체제에서 잘 돌아가지 않는 사이트 기능들.

이에 반해 외국 사용자들 게시판에 질문을 올리면 (위와 같은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 예전에 그랬다면 “예전엔…”하고 단서를 달고 “현재는…” 어떻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 표준적으로 쓰이지 않는 약칭들은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 “옛날 게시물 중…” 하면서 그 게시물이 어떤 것인지 링크를 달아줍니다.
  • 정보를 찾는 사람의 사용 운영 체제에 따른 제한을 거의 발견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 한국에서도 정보 기록 및 공유 문화가 한층 성숙해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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