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하지 않는 것도 의사 표시가 됨

by hun

투표는 나를 대표해서 내게 있는 주권을 대신 행사할 누군가를 뽑는 행위이다. 애초부터 내게 없는 권한을 다른 사람을 통해 행사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나의 표를 받고 당선 된 사람 역시 내게 없는 권한을 다수를 대표한다는 이유로 휘둘러서는 안 된다. 비록 그것이 사회적으로 용인 된다고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봤을 때 정당한 권력 행사가 아니다.

그러므로 애초에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권한을 행사하려고 하는 사람에게 표를 던져서는 안 되는 것이다, 만일 그러한 후보들만 나왔을 때 표 던지기를 거부하는 것은 그에 대한 의사 표시가 된다. 투표 하지 않는 것을 보고 단순히 게을러서 그렇다고 치부하거나 불평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단견이다.

누가 그랬다, 여럿이 고기집에 가서 메뉴를 정하려고 할 때 비록 자기가 좋아하지 않는 메뉴 몇 가지로 의견이 모아지면 그 중에서 나은 것으로 골라야 한다고. 멋진 비유다. 하지만 채식주의자한테는 허튼 소리다. 그런 소수를 보고 “쟨 좀 이상해서 그런다”고 치부하거나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한다는 전체주의적 성향이 한국 사회에 강하다고 늘 느껴왔다. 쉽게 바뀌진 않겠지만, 그리스도의 다스리심을 알기에 절망하지 않는다.